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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년 새해 해맞이

글쓴이 : Reporter 날짜 : 2016-01-08 (금) 13:47 조회 : 19011
글주소 : http://query.cakonet.com/b/column-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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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 김민식(캘거리 문협)


햇빛이 혹한칠흑의 고요함을 깨운다.

붉고 강열한 한줄기 선들이 로키 산맥을 휘감고, 넓디넓은 유채 밭, 동토의 눈 덮인 벌판에 내리꽂는다.

 

숨 가쁜 순간의 풍광들에 잠시 숨이 멎고,

아침놀 황금색물감이 광야를 덧칠하고 설원에 어리면, 천지가 일어난다.

오늘도 신의 신비한 그림을 보고 싶어, 창조주의 찬란한 모습이 그리워서,

새해 첫날 새벽미명에 집을 나선다.

 

새해 아침미명, 한 해도 거른 적이 없는 해를 맞으러, 로키산맥 지척의 민둥산을 향해 나서기를 스무 해다. 성스러운 기운이 가슴 그득하게 채워지면, 신비한 천기의 채찍이 하루를, 일 년을,여생을 끌고 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빛의 은총 없이 캄캄한 세상을 어떻게 구출할 수가 있을까?

빛의 성스러운 힘이, 어둑한 고요를 뚫고 부딪쳐 부수며 미세한 음성을 발한다.

새날을 창조하는 고요한 태고의 음성, 영원으로 향하는 근본의 소리는, 정월 초하루가 아니고서는 정녕 제대로 들을 수가 없다.

 

일상의 날들.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 자동차소음과 매연들이 뒤범벅된 아침기운으로는, 일출의 참뜻을 헤아릴 수 없다.

 

새해 첫날 미명

운전하며 가는 길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사람, 차량은 발견할 수가 없다. 가는 해를 즐기려고 밤새 모여 즐기느라 피곤에 지쳤으리라.

 

인디안(서티나 밴드) 광활한 마을, 비포장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천천히 10여분 지나면 막다른 길,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오른 쪽은 끝없는 유채꽃밭, 왼쪽은 보리밭이다.

 

동녘 하늘에 드리워진 짙은 구름 띠가 먼저 걷히면서 일출이 시작된다.

작년 새해에는 잔뜩 구름 낀 날씨 때문에 종래 일출을 보지 못해 서운했는데,

오늘은 구름 띠는커녕 온 하늘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새벽이다. 이런 하늘은 20여 년 동안 첫 경험인지라, 기이한 광경, 일출의 놀라움에 기가 눌린 것은 나뿐만이 아닌 것 같다.

 

유채 밭 한 가운데, 코요테의 한 마리 외롭게 서있다. 하울링(Howling) 소리가 적막을 깨더니 눈 깜작할 사이에 소나무 숲에서 10여 마리의 코요테가 하울링으로 화답하며 한군데로 모였다.

 

곧이어 장엄한 일출이 시작되자, 멀리서 수십 수백 마리의 참새 떼가 사방에서 무리지어 모이며 하늘을 난다. 지금도 내 머리위로 수 백 마리의 참새 떼가 금빛 옷을 걸치고 무리를 향해 난다. 나는 아침 광야에 서서 해아래 아직도 살아있음을 감사하며 뜨거운 눈물도 흘리고 때론 엉엉 울리라 작심한 마음이, 순간적인 장엄한 풍광에 눌려 병.신.년 일출은 놀라움으로 끝이 났다.

 

신의 지휘봉을 믿는 한, 참새 떼들의 춤, 코요테의 합창, 미루나무의 음성들을 자주 보여 줄 것이다. 신비로운 기운들이 나의 여생을 이끌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놀람과 설렘의 마음이 있는 한, 고독한 삶의 두려움을 넉넉히 이길 것이다.

마음은 이미 내년 새해 일출을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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